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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서 아동에게 신체적 상처를 남기지 않았더라도 정서적 학대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위험을 느끼게 하는 방식으로 아동을 지도하거나 공포스러운 상황에 오래 머무르게 했다면 정신건강과 발달에 미친 영향을 검토해야 합니다.
정서적 학대는 눈에 보이는 상해가 없다는 이유로 판단에서 제외되지 않습니다. 아동의 연령과 당시 상황을 고려해 정신적 피해 또는 정상적 발달을 해칠 위험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대법원은 2020년 3월 12일 선고한 2017도5769 판결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정서적 학대행위를 판단했습니다. 위험한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아동을 높은 교구장 위에 올려놓고 흔드는 등으로 공포를 느끼게 하고 상당 시간 머무르게 한 사안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아동의 연령과 행위의 방식, 상황의 지속시간, 아동의 반응 등을 고려하여 정서적 학대를 인정한 원심판단을 수긍했습니다. 훈육을 목적으로 했다는 설명만으로 행위의 위험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 판결을 읽을 때에는 교구장이라는 물건 자체보다 그 위에 아동을 놓은 방법과 당시 아동이 경험한 상황을 보아야 합니다. 같은 장소에서도 행동의 강도와 시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의 정서적 학대행위는 아동의 정신건강과 정상적인 발달을 해치거나 그러한 결과를 발생시킬 위험이 있는지를 검토하는 규정입니다. 실제로 정신과 진단을 받았는지 여부만으로 성립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아동이 두려움을 표현했거나 이후 행동에 변화가 있었다면 관련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특정한 반응이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그 원인이 모두 해당 행위에 있다고 단정하지는 않아야 합니다.
교사가 의도한 교육적 효과와 아동에게 실제로 가해진 부담도 구분해야 합니다. 행동을 바로잡으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해도 그 방법이 정신적 폭력이나 가혹행위에 해당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어린 아동은 자신을 보호하고 지도하는 성인의 행동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동의 발달 수준과 보육교사에게 의존하는 정도가 법률상 판단에서 고려될 수 있습니다.
아동이 스스로 상황을 벗어나기 어려웠는지도 확인할 사항입니다. 특정 장소에 머물도록 강요받았는지,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는지에 따라 상황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아동학대판례에 나타난 내용을 현재 분쟁에 적용할 때에도 연령을 빠뜨려서는 안 됩니다. 성인이 느끼는 위험의 정도와 어린 아동이 받아들이는 위험은 같다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 CCTV가 확보되었다면 해당 장면만 떼어 보기보다 전후 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영상에 나타난 실제 동작과 아동의 반응, 화면에 담기지 않은 상황을 구분하는 편이 좋습니다.
음성이 없는 영상이라면 어떤 말을 했는지 추측으로 기재해서는 안 됩니다. 당사자나 목격자의 진술로 설명되는 부분과 화면 자체에서 확인되는 부분을 나눠야 합니다.
영상 원본을 임의로 삭제하거나 일부 장면의 순서를 바꾸는 행동도 피해야 합니다. 영상과 진술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그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정서적 학대 사건에서는 보이는 상처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판단을 끝내서는 안 됩니다. 아동이 어떤 상황에 놓였고 그 상황이 얼마나 지속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